기초생활수급자 개인파산 (수급자격, 면책결정, 법률구조공단)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으로 개인파산을 신청하면 수급 자격이 끊길까 봐 걱정부터 앞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직접 파산 절차를 밟아보면서 그 두려움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알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급자도 파산이나 회생을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사실 자체만으로 급여가 끊기지는 않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도와주는 법률구조공단


사업 실패 후 파산까지, 그 현실적인 이야기

2024년,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보려고 뛰어다녔지만 결국 법인파산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법인이 무너지고 나서 개인 채무까지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그때 처음 알게 된 게 파산을 하려면 돈이 든다는 현실이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파산하는 건데 파산 진행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냐는 벽 앞에서 한동안 그냥 시간만 보냈습니다. 정말 갑갑했습니다.

개인파산 절차를 진행하려면 예납금(豫納金)이라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예납금이란 파산 절차를 관리하는 파산 관재인(破産管財人)의 보수와 행정 비용을 미리 법원에 납부하는 금액을 뜻합니다. 여기에 인지대와 송달료까지 합산하면 수십만 원이 나오는데, 이미 경제적으로 바닥에 내려앉은 상황에서 그 돈은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닙니다. 주변에서도 이 비용 문제 때문에 파산 자체를 포기한 분들을 여럿 봤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곳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이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예납금, 인지대, 송달료를 전부 지원받아 실질적으로 무료로 파산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이어진 케이스라 서류도 복잡하고 채권 금액도 상당했지만, 담당 상담사가 준비해야 할 서류 목록부터 소명 자료까지 하나하나 짚어줬습니다. 솔직히 이건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렇게 꼼꼼하게 챙겨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면책 후 사후관리도 해주셨습니다.


수급 자격과 면책결정, 핵심은 투명한 신고

파산이나 개인회생(個人回生)을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생계급여나 의료급여가 자동으로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개인회생이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법원의 감독 아래 3년에서 5년간 일부 채무를 변제하고 나머지를 면제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신청 사실 자체가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에게 자동 통보되는 구조도 아닙니다.

다만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돈의 흐름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보험 해지 환급금이나 과납 세금 환급, 채권 정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 수입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금액은 수급 기준에서 소득 또는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고, 신고 여부에 따라 급여 조정이나 부정수급 적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정수급(不正受給)이란 실제 소득이나 재산을 숨기고 수급 급여를 받는 행위를 말하며, 적발 시 이미 받은 급여 전액을 환수당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핵심은 단 하나였습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자료와 주민센터에 신고하는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쪽에만 소득을 신고하거나 한쪽에서만 재산을 숨기는 순간 문제가 커집니다. 면책결정(免責決定)이란 법원이 채무자에게 남은 채무의 법적 변제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결정으로, 이 결정을 받기까지 저는 신청 후 약 1년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 내내 양쪽 신고 내용을 일치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느꼈습니다.

파산 신청 후 면책결정까지 거치는 주요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한법률구조공단 또는 법원 상담 창구를 통해 본인 상황이 파산 또는 개인회생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2. 소득, 재산, 채무 내역 등 서류를 준비하여 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접수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예납금 등 비용 지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파산 관재인이 선임되면 재산 조사가 진행됩니다. 이 시점에 확인된 재산은 주민센터에도 동일하게 신고해야 합니다.
  4. 채권자 집회와 심문 절차를 거쳐 법원의 파산 선고가 내려집니다.
  5. 면책 심문을 통해 최종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대부분의 금융 채무는 법적으로 소멸합니다.

무료 법률 지원, 대한법률구조공단 알아야 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가장 아쉬운 점은, 이런 지원 제도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입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분들에게 개인회생과 파산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 변호사 선임 비용까지 지원합니다. 변호사를 직접 선임하면 수백만 원이 드는 것을 생각하면 저와 같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법원에도 파산·회생 전담 상담 창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법원에 전화해서 안내를 요청하면 절차와 서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에서도 정기적으로 무료 법률 상담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니 일정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법원 나의 사건 검색(출처: 대법원)에서는 신청 이후 절차 진행 현황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보니 지원 기준이 조금은 까다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건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정말 힘든 상황에 있는 분들이 이 제도를 모른 채 혼자 버티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파산이나 회생을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비용 문제인데, 그 비용을 해결할 수 있는 공적 지원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가 있어도 모르면 없는 것과 같습니다.

파산이나 회생은 인생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저도 1년 가까운 절차를 마치고 면책결정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혼자 끙끙 앓다가 독촉에 시달리는 상황을 버티는 것보다, 무료 상담 한 번으로 내 상황이 어떤 제도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먼저 전화 한 통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대한법률구조공단 https://www.kl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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